본문 바로가기
임신, 출산, 육아

나의 출산 이야기 #1 - 미국 텍사스 병원에서 출산

by 그레이수 2025. 5. 11.

36주.

힘들고 두려웠던 임신기간을 보냈던 내가 생각하는 임신 안정기.

그리고 언제든 아기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 -- expecting anytime now 

 

빨리 끝냈으면 하는 마음 vs. 출산에 대한 두려움

 

두가지가 공존하고..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아기케어는 잘 할 수 있을까? 기대 반 걱정 반.

아무렴 언제든 좋으니 40주까진 끌지 말았으면 하는 작은 소원.

 

출산임박 병원 가야 할 조짐 3가지

  1. Water break 양수파열
  2. (Bloody) Show 이슬 비침 (이슬 비치고 그날 내지는 3일 정도 후에)
  3. Contractions every 10 minutes 10분간 진통 간격
양수파열이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증상. (양수가 조금씩 새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필요)
이슬비침은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생리 같은 걸 안 한 지 언 10개월이니 보면 눈치채려나 싶다..

 

나의 출산 전조증상

1.  가진통? 진진통?

밤 11시 샤워하고 잘 준비를 마시고 침대에 누웠을 때 배가 수축하기 시작했다.

임신후기 평소 느끼던 braxton hix contraction 가진통은 배가 땅긴다는 느낌은 있어도 아프진 않았는데 아픔이 살짝 동반되었다.

강도는 생리통 정도로 충분히 참을만하고 주기적이지 않아서(10분 14분, 17분 사이에서 오락가락) 몸이 출산을 향해서 서서히 준비를 하고 있나 보다 정도로만 인식했다.

2. 💩 마려운 느낌

2번이나 TMI 변기에 앉아 힘줘도 아무것도 안 나오고 어떤 기분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진짜 싸고싶은 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변기에 앉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출산 전조증상으로 똥마려운 느낌 든다는 글을 읽어서 혹시 신호 인가 하고 의심했지만 어쨌든 아직 이슬이 안비쳐서 긴가민가했다. 엄마는 이슬 비추고 진통이 왔기 때문에 나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기다린 것도 있다.

위 2개의 신호에 확신이 없었고 병원에 너무 일찍 가도 산모를 다시 돌려보낸다는 경험담을 들어서 좀 더 기다려보기로.. 혹시 병원 가야 하는 상황이더라도 10분 주기의 진통단계는 아닌 것 같아 체력비축을 위해 일단 잠에 들었다.

 

병원으로 출발

새벽 2시 반 - 진통이 너무 아파 잠에서 깼다.

혹시 false alarm이더라도 이제는 남편을 깨워서 병원을 가야할 때인 것 같아 깨웠다.

개 배변 시키고, 마지막으로 출산가방 및 준비물(가장 중요한 신분증, 보험카드) 체크하고 집을 나섰다.

 

병원가는 차안 조수석에서는 진통의 세기가 한단계 더 강해져서 진통 올때마다 비명지르며 갔다.

진통에 혼미해지는 와중에도 진통 주기는 폰으로 계속 기록했다.

하도 고통스러워하니 남편이 잠깐 멈출까 하길래 내가 그냥 빨리 가라고 겨우 입을 떼 재촉했다.

새벽이라 트래픽없이 도착지까지 빨리 갈 수 있었는데 만약 러시아워 걸렸으면 최악의 상황에 길에서 애 낳았을 수도..
병원에서 안낳으면 친자확인까지 해야해서 서류가 더 복잡해진다고 하던데..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

 

병원도착 및 체크인

병원에서는 데이타임은 분만실이 있는 4층으로 바로 올라가지만

새벽에 병원 도착한 나는 휠체어를 타고 ER에서 체크인을 했다.

 

진통오면 소리지르느라 중단되었다가 정신 돌아오면 질문에 답하느라 힘든 과정이었다.

이때는 벌써 진통주기가 3분이여서 앱 보면서도 이게 맞나 의문이 들었다. (굉장히 진행이 빠른 케이스)

 

체크인할 때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정보들(희미하게 기억나는 대로.. 무슨 질문이 많다.)

  1. 닥터이름
  2. 임신 주수
  3. 진통간격
  4. Notable Complications 있는지(임신성 당뇨라던가 추가로 동반된 컨디션들)

이후 4층에서 간호사가 데리러 오고 triage 방으로 입성.

 

Labor & Delivery Department

우선 triage랑 연결된 프라이빗하고 작은 화장실에서 옷을 다 벗고 준 가운을 입으라고 하는데 입으면 뒤가 다 뚫여있다.

 

환복 후 혈압재고 심장박동수 재는 기계를 배에 2개 묶고(하나는 산모, 하나는 태아) 마미 마미하며 질문을 엄청 하는데 심해지는 진통 때문에 원활한 대화불가.

 

예를 들면) 에피 맞을래 물어보는데 좀 더 못 견디겠으면 결정하고 싶은데 꼭 지금 답해야하냐고 물어보다가 진통와서 대화 끊기고..

간호사는 마취과 전화하는데 yeah she wants epidural이라고 말하는 게 들려도.. 진통 때문에 나 아직 확실하게 마음 못정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자궁 문은 확인해보니 벌써 7센치가 열려있었다. ㅎㄷㄷ

 

진통오면 내 의지가 아니라 버튼 눌러진 것 마냥 비명이 나오고

비명지를 때마다 목이 쉬는 것 같고 목마르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고

비명 지르던 진통 지나가고나서는 라마즈 호흡법 하려고해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의지대로 할 수가 없더라.

 

다른 간호사 분이 들어와서 손목 부근에 엄청 긴 링겔 주사바늘을 놓는데 초보셔서 그런지 내 괴성소리에 긴장하셔서 그런지 계속 실패하심.

여러번 시도하는데 진통도 아프고 여러번 쑤시는 두꺼운 바늘도 아프고..

 

이 이후로부터는 심한 진통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뜨문뜨문 조각조각만 기억난다.

 

- 2탄에서 계속 -

반응형

댓글